지속가능한 자전거 도시, 춘천 ‘우리 손으로’
- 전문가, 지자체, 정치권 등 각계각층 분야의 발제와 토론 진행
- 봄내 에코바이크 대상 시상식, 춘천 출신 가수 ‘소보’ 축하공연도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춘천 사회혁신센터 안녕하우스에는 자전거 타기를 통해 ‘생태도시’,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들고자 하는 춘천시민 50여명이 지난 2일 한자리에 모였다.
지속가능 도시의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한 포럼 ‘자전거 도시, 춘천’은 춘천시가 주최하고, 두바퀴로가는세상 사회적협동조합(이하 두바세쿱)이 주관했다.
▲‘자전거 도시, 춘천’ 포럼 안내책자 및 두바세쿱 소개 리플릿.
이번 포럼은 기후 위기를 초래하는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친환경 교통수단인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 5개월간 진행한 ‘자전거 출퇴근 챌린지 시민참여 행사’의 의미를 되새기고,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보다 나은 정책을 제안 및 발굴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상진 춘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국장과 김경숙 두바세쿱 이사장의 인사말로 포럼이 시작됐다.
포럼은 김경숙 두바세쿱 이사장의 인사말로 포문을 열었다. 춘천시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에코 바이크 앱을 활용한 출퇴근 챌린지를 장기간 운영한 도시라고 소개한 김 이사장은 “챌린지 결과 매월 350여명의 참여자가 60,000kg이상의 온실가스를 감축하였으며, 3,500여 그루의 나무를 심은 효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들의 자전거 타기 실천과 캠페인 참여가 다양한 도로 교통 정책으로 연결되어 도로가 교통약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탄소중립도시, 인간과 환경이 함께 공존하는 자전거 도시 춘천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육동한 춘천시장이 포럼에 앞서 축사를 통해 시민들에 화답했다.
이어 육동한 춘천시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육 시장은 “자전거 챌린지는 내년에도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도로 확충 시 자전거 도로와 연계해 진행하도록 당부하겠다”며 “자전거를 통해 지속가능한 춘천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해달라”고 참석한 시민들에게 화답했다.
이어 본격적인 포럼이 시작됐다. 좌장은 박정환 춘천사회혁신센터장이 맡았고, 박용남 지속가능도시연구센터 소장과 오성훈 건축공간연구원 보행환경연구센터장의 발표가 진행됐다.
▲박용남 지속가능도시연구센터 소장이 ‘춘천, 한국의 자전거 수도를 꿈꾸다’ 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춘천, 한국의 자전거 수도를 꿈꾸다’ 라는 주제로 발표를 맡게 된 박용남 소장은 지속 가능한 생태도시는 보행친화성, 자전거친화성, 대중교통, 공공공간 및 공공시설의 확보 등 네가지 요건이 잘 갖춰져야 한다며 국내에는 이런 조건이 잘 갖춰진 곳이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덴마크 코펜하겐 등을 예로 들며 “유럽의 대부분의 도시들은 자전거 친화도시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며 “선거철 친자동차 정책을 내세우면 낙선을 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콜롬비아 보고타시는 시내 120㎞ 구간에서 일요일과 국경일에 차량 통행을 막고 자전거·도보 전용도로로 활용하는 일명 '시클로비아(Ciclovia)'로 탄소중립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사례를 들어 소개했다.
▲오성훈 건축공간연구원 보행환경연구센터장이 ‘지속가능한 춘천을 위한
가로공간 재편방안’을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다음 ‘지속가능한 춘천을 위한 가로공간 재편방안’을 주제로 오성훈 건축공간연구원 보행환경연구센터장의 발표가 이어졌다.
자전거 활성화를 위해 도로도 물론 중요하지만 자전거 주차공간 확보가 필수라고 주장하는 오 센터장은 “내가 원하는 목적지 앞에 자전거를 주차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듯 어떻게 분산시켜 배치하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자전거 주차공간을 만드는 데 실제로 들어가는 비용은 토목공사에 비해 굉장히 적다”며 “누가 언제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한 설계적인 지식을 갖추고, 전문성을 가지고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로의 한 지점에 있는 한 두 사람의 의견만 자기고 논의하면 해결하기 어려움을 강조하며 “(자전거 도로) 이용을 많이 하라고 홍보하기보다 공무원, 교사들이 솔선수범해서 실천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발표에 이어 신성열 춘천시의원과 김성원 춘천시 도로과 보행자전거팀장, 김덕성 생활자전거 이용 시민의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신성열 의원은 춘천시 도로가 평면적인 유럽과 달리 춘천은 높낮이가 심해 자전거 보급과 활용에 대해 문제점이 많다는 점을 강조하며 “춘천의 강변 자전거 도로를 관광과 접목해서 활용할 방안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참가가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어 춘천시는 자전거 이용 활성화 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고 있다고 강조한 김성원 팀장은 “시가 자전거 출퇴근 챌린지 사업, 전기자전거 구입 보조금 지원, 자전거 시민학교 운영, 시민 자전거 보험 가입 등을 추진해 시민들이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덕성 생활자전거 이용 시민은 “자전거는 레저용 자전거와 생활자전거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춘천시 자전거 도로는 시 외곽 위주로 조성되어 있어 레저용 자전거 위주의 시설로 볼 수 있다”며 “자전거 활성화 프로그램을 아무리 많이 만들어놔도 실제 생활에서 자전거를 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생활자전거 운전자가 눈치보지 않고 도심을 떳떳하게 다닐 수 있도록 도시계획과 맞물려 도로 조성을 강제할 순 없나”라며 “매년 3km, 5km씩이라도 도심에 자전거 도로를 건설해 생활자전거가 맘편히 도로로 나올 수 있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포럼이 마무리되고도 시민들의 발언은 이어졌고, 포럼 발표자와 토론자, 참석한 시민들 모두가 열띤 대화를 이어갔다.
포럼에 참석한 한 시민은 "춘천의 자전거 도로는 보행자 도로가 맞물려 있고, 사람이 걷기에도 도로가 좁아 굉장히 위험하다”며 “장사하는 분들이 사유지처럼 물건을 쌓아놓는 등 문제가 많은데 왜 시에서 해결하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또 다른 한 시민은 "앞서 자전거 관련된 도로를 관광과 연계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있었는데, 일반 관광객이 춘천 외곽 도로 30~40km를 타는 건 선수가 아닌 이상 불가능하다”며 "실제 춘천 관광은 소상공인이 모여있는 춘천의 도심 내에 있는 명동거리 등에서 이뤄지는데 정작 이 거리는 자전거가 다니기 불편한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해외 좋은 사례들을 보면 시민들의 의견이 제시되면 모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게 국내와의 가장 큰 차이라고 성토한 박용남 소장은 "기후변화와 감염병 계획에 따라 생활권을 재편해 도시를 재구성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공공자전거 사업은 경제성을 가지고 이야기 할 수 없는 문제”라며 “도심 안에서의 관광객 수요가 적지 않기 때문에 춘천은 반드시 공공자전거 사업을 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할 의지가 있으면 어떤 사업이든 진행할 수 있다”며 “지자체에서 진행할 의지가 없다면 아무리 시민이 외쳐봐야 소용없다”고 일침을 날렸다.
한편, 이 포럼을 주관한 두바세쿱은 춘천에서 생활자전거 타기를 실천하고 캠페인을 하며 지속이 가능한 교통 환경에 관심을 두고 인간가 환경의 공존을 위해 고민하고 행동하고 있는 시민 단체다.
포럼에는 춘천 출신 가수 ‘소보’의 축하공연과 ‘시민 앙케이트’, ‘자전거 퀴즈 이벤트’, 포토존 등이 준비되었으며, 텀블러를 지참한 참가자에게 다과와 차를 제공하는 ‘케이터링’이 준비됐다. 또 포럼 이후에는 봄내 에코바이크 대상 시상식(자전거 출퇴근 챌린지 참여시민 상위 10명 시상)과 기념사진 촬영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