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24일부터 시행 예정이었던 ‘식당과 카페 등에서 일회용 종이컵 사용 금지 조처’를 철회했다.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와 젓는 막대 사용 금지에 대해서는 계도기간을 무기한 연장했다. 사실상 규제를 백지화한 것이다. 총선을 앞두고 표를 의식했다는 비판과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었다는 엇갈린 반응이 일고 있다.
하지만 기후위기 시대, 일회용 컵 사용 줄이기는 피할 수 없는 과제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일회용 컵 사용량은 2019년 기준 294억 개에 달한다. 그중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사용된 일회용 컵은 84억 개(종이컵 37억 개·합성수지컵 47억 개)로 추정된다. 이를 생산·폐기할 때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은 25만t, 자동차 9만 2천 대 분의 탄소 배출량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 환경운동가들은 춘천시가 ‘춘천 E컵’과 ‘옹달샘 캠페인’ 등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협력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도입 3개월이 된 ‘춘천 E컵’과 ‘옹달샘 캠페인’을 살펴보았다.
‘옹달샘 캠페인’은 개인 물병을 가지고 ‘춘천 물 인심, 옹달샘’이라고 적힌 푸른색 스티커가 붙은 곳에 방문하면 무료로 식수를 얻을 수 있다. 생산·유통 과정에서 수돗물보다 온실가스를 700배 더 배출하는 플라스틱 생수병 쓰레기를 줄이자는 캠페인이다. 지역 공공기관·카페·식당·옷가게·미용실·안경점·빵집·생협 등 70여 곳이 참여하고 있다.(http://www.chuncheon21.org/bbs/board.php?bo_table=spring)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한 옹달샘 매장의 대표는 “여름에 한 여섯 번 정도 동네 주민이 호기심에 이용한 후로는 이용하는 시민이 없다. 더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라며 아쉬워했다. 옹달샘에 참여하고 싶은 곳은 춘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243-9800)로 연락하면 된다.
“그런 게 있는 줄 몰랐어요.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면 다소의 불편함은 감수할 수 있어요. 꼭 사용해 볼게요.” 취재 중에 ‘춘천 E컵’과 ‘옹달샘 캠페인’을 설명하자 이유정(퇴계동·27) 씨가 한 말이다. 시작된 지 3개월, 취지에 공감하면서 한목소리로 홍보 강화를 주문했다. 송현섭 춘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팀장은 “다회용 컵을 도입한 곳의 상당수가 지자체 산하기관의 시범사업인데 춘천시는 주도적으로 도입한 점에서 높게 평가한다. 하지만 활성화되고 효과를 거두려면 시민 홍보를 강화하고 제휴업체를 늘려야 한다. 춘천을 구역별로 나누고 전 카페로 확장해야 한다. 춘천시커피협회·소상공인협회 등과 간담회를 통해 자발적으로 E컵 사용을 권장하고 특히 대형 건물의 사내 카페·영화관 등 소비가 많은 곳의 매장을 서둘러 참여시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