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사업

“산책하다 만난 축제, 정~말 좋아요!”

춘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0 1,525 01.11 15:13

석사천재즈페스타 3일간 3만9천여 명 축제장 방문
10분 문화슬세권 확장…·춘천축제 새로운 가능성 활짝
공식지명 ‘공지천’ 활용으로 공지천 마케팅 기회 삼아야

지난 6~8일 낮과 밤, 많은 시민이 ‘석사천재즈페스타’를 즐겼다. 사진 제공=춘천문화재단지난 6~8일 낮과 밤, 많은 시민이 ‘석사천재즈페스타’를 즐겼다. 사진 제공=춘천문화재단

 

도심을 관통하는 하천과 산책로가 지역 축제의 새로운 가능성을 활짝 열었다. 

문화도시 조성사업으로 지난 6~8일에 효자교~온의교 일원 공지천에서 열린 ‘석사천재즈페스타’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축제 기간 총 3만9천여 명의 시민이 축제를 즐겼다. 

춘천문화재단이 주최하고 협동조합 판이 주관한 이번 축제는 물의 정령 ‘춘수’ 등 공공미터 협동조합 예술가들이 제작한 대형 조형물 전시 이벤트, 인형극·마임·타악 등 버스킹, 생활문화동호회 공연, 리듬물멍·선셋요가·소원카누 등 체험, 문화도시사업 참여 시민들이 기획·운영한 취향마켓 등 3년 차 문화도시사업 역량이 집약된 종합선물세트를 선보였다. 또 자라섬재즈페스티벌과 연계된 재즈 공연에도 많은 시민이 함께하며 가을 정취를 만끽했다.

공지천과 춘천 KBS 사이 도로에 마련된 ‘공지포차’에는 밤늦도록 많은 인파가 몰렸다. 시민들은 세계주류마켓·스퀴즈 맥주·전통주조 예술 등 춘천의 대표적 로컬 주류브랜드가 만든 와인·생맥주·전통주와 다양한 먹거리를 즐겼다. 특히 춘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연계한 ‘춘천E컵’(다회용컵)이 사용되는 등 쓰레기를 최소화한 ‘친환경 축제’로 열려 시민의 큰 호응을 얻었다. 

하천 산책로 재발견…문화슬세권 확장

시민의 일상적 공간인 공지천 산책로를 축제 무대로 삼은 점이 축제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이자 ‘신의 한 수’였다.

춘천의 문화도시사업은 ‘10분 문화슬세권’이라는 슬로건 아래 펼쳐지고 있다. ‘슬리퍼+역세권’의 합성어로서 슬리퍼를 신고 편한 복장으로 오갈 수 있는 가까운 권역을 가리킨다. 산책을 나온 시민들은 사전에 축제 정보를 몰랐어도 우연히 마주친 다양한 공연·전시·체험·문화프로그램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산책하다 만난 축제, 정말 좋아요.” 김지연(퇴계동·33) 씨 등 많은 시민이 “굳이 시간을 내고 준비를 해서 찾아가지 않아도 자연스레 만난 축제는 바쁜 현대인에게 안성맞춤”이라며 한목소리로 호평했다.

춘천의 대표 자원 ‘하천’은 그동안 문화적으로 잘 활용되지 못했다. 물론 춘천마임축제·춘천연극제·문화도시사업 일부 프로그램이 공지천 산책로에서 열리긴 했지만, 본격적인 축제 공간으로 활용된 건 처음이다. 스쳐 지나고 바라만 보던 하천이 시민의 문화 향유를 넓히고 지역 축제 공간을 확장했다는 점이 큰 소득이다. 

현장에서 여러 시민이 “춘천의 지역성을 대표하는 축제로 이어지길 바란다”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다만 “낮에는 괜찮은데 저녁이 되자 꽤 쌀쌀하네요. 아이들도 즐길 수 있게 조금 더 따뜻할 때 열렸으면 좋겠어요.” “다 좋은데 공지천 수질이 아쉬워요. 춘천시에서 공지천 수질 개선에 좀 더 힘써주면 좋겠어요.” 등 아쉬운 마음도 전했다.

축제 명칭, ‘공지천’을 담아야

이번 축제의 공식 명칭은 ‘석사천재즈페스타’였다. 하지만 축제가 열린 하천의 공식 명칭은 ‘공지천’이다.

춘천시가 지역학 교재로 지난 2021년 제작한 초등 3학년 사회과 수업교재인 《안녕? 우리 춘천!》과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환경부 하천관리지리정보시스템 등 여러 자료에는 퇴계 이황의 ‘공지어 설화’를 곁들이며 공지천을 “대룡산에서 흘러 내려오는 신촌천·학곡천과 금병산 쪽의 퇴계천이 합쳐져 춘천을 관통하여 북한강에 합류되는 하천”으로 소개한다.

시민들이 일상에서 의암공원과 에티오피아 기념관 일원을 공지천으로 부르는 데 익숙하기에 혼선을 피하고자 ‘석사천’을 달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명은 지역의 문화·역사·풍속 등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지역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축제의 가능성이 입증된 만큼, 이 기회에 공지천의 정체성을 정확하게 널리 알리고 공지천을 마케팅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는 공공이 앞장서서 할 일이다. 축제가 정확한 이름을 달았을 때 더 많은 지역 이야기를 담아 오래 갈 수 있을 것이다.

박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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